코카서스 여행: 16. 조지아 시그나기와 보드베 수도원
- 시청 앞 광장
시그나기(Sighnaghi)는 조지아 카헤티(Kakheti)주의 동쪽에 있는 인구 약 1,500명의 작은 도시입니다.
해발 800m 언덕 위에 있는 이 도시는 18세기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약 2km 떨어진 곳에 성녀 니노가 잠든 보드베 수도원(Bodbe Monastery)이 있습니다.
이 도시는 그림과 같은 풍경, 파스텔톤의 집들, 자갈이 깔린 좁은 거리와 함께 조지아 와인 재배지의 중심에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습니다.
- 분수의 사슴 동상
이곳 광장에 분수가 있습니다. 이 분수 꼭대기에 수사슴 동상이 있습니다.
- 피로스마니 머리 동상
시그나기를 '사랑의 도시'라고 합니다. 그 이유를 비운의 천재 화가 니코 피로스마니(Niko Pirosmani, 1862~1918)의 사랑 이야기에서 찾습니다.
피로스마니는 시그나기에서 꽤 멀리 떨어진 작은 마을 미르자니(Mirzaani)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제1차 세계 대전 직후와 러시아 혁명 때 가난한 노동자 생활을 하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생의 마지막에는 트빌리시역에서 노동을 하다 죽었습니다.
피로스마니의 사랑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로스마니는 이곳에 머물렀던 프랑스 여배우 마르가리타에게 사랑에 빠져 전 재산을 털어 장미를 사기 시작하였습니다. 급기야 자기 피까지 팔아 수만 송이 장미를 사서 수레에 싣고 와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였습니다. 하지만 마르가리타는 피로스마니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다른 남자와 떠나버렸습니다.
이 이야기는 러시아 가요 '백만송이 장미'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 가요는 1981년 작곡된 라트비아 가요인 '마라가 준 인생(Dāvāja Māriņa)'에 러시아의 음유시인 안드레이 보즈네센스키가 가사를 만들고 알라 푸가초바가 불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Million Alyh Roz - Alla Pugatcheva
한 화가가 살았네 홀로 살고 있었지
그는 꽃을 사랑하는 여배우를 사랑했다네.
그래서 자신의 집을 팔고, 자신의 그림과 피를 팔아
그 돈으로 바다도 덮을 만큼 장미꽃을 샀다네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붉은 장미
창가에서 창가에서 창가에서 그대가 보겠지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누군가가 그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꽃으로 바꿔놓았다오
그대가 아침에 깨어나면 정신이 이상해질지도 몰라
마치 꿈의 연장인 것처럼 광장이 꽃으로 넘쳐날 테니까
정신을 차리면 궁금해하겠지 어떤 부호가 여기다 꽃을 두었을까 하고
창 밑에는 가난한 화가가 숨도 멈춘 채 서 있는데 말이야
만남은 너무 짧았고 밤이 되자 기차가 그녀를 멀리 데려가 버렸지
하지만 그녀의 인생에는 넋을 빼앗길 듯한 장미의 노래가 함께 했다네
화가는 혼자서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그의 삶에도 꽃으로 가득 찬 광장이 함께 했다네
그러나 피로스마니의 연구가들은 피로스마니에게 '백만송이 장미'의 사랑은 없었으며, 왜 이런 이야기가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 결혼 등록소 앞의 소녀 동상
'사랑이 도시'라는 이름답게 시그나기에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혼인신고를 할 수 있는 결혼 등록소가 있습니다.
이곳 직원들은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며 결혼 증명서를 발급해 줍니다. 전 세계에서 라스베가스와 시그나기 두 군데에 이런 결혼 등록소가 있다고 합니다.
- 시그나기
시청 앞 광장에서 성문 쪽으로 걸어갑니다.
- 시그나기
성문 쪽으로 걸어가는 길에서 바라본 시그나기 성 게오르기 성당(Signagi St. George Basilica)입니다.
- 시그나기
성문을 지나 성벽 위쪽으로 향해 걸어갑니다.
- 시그나기 성 게오르기 성당
성벽 위쪽으로 향해 걸어가는 길 바로 옆에 시그나기 성 게오르기 성당이 있습니다. 이 성당은 19세기에 세워졌습니다.
- 성벽 위에서 바라본 풍경
시그나기 성벽은 18세기에 들어 외부의 침입이 심해지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길이는 5km에 달합니다.
이 도시를 찾는 관광객들은 성벽 위를 걸으며 성벽 아래로 펼쳐지는 알라자니(Alazani) 평원과 멀리 코카서스산맥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 멀리서 바라본 보드베 수도원
시그나기 마을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 보드베 수도원(Bodbe Monastery)이 있습니다. 수도원은 알라자니 평원이 내려다보이는 가파른 산허리에 있습니다.
보드베 수도원에는 4세기 조지아 여성 복음 전도자 성녀 니노의 성골함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보드베 수도원을 성 니노 수도원(St. Nino Monastery)이라고도 합니다.
- 성 게오르기 교회
성녀 니노의 성골함이 안치된 성 게오르기 교회(St. George Church)입니다. 9세기에 세워진 성 게오르기 교회는 19세기에 미하일 사바닌이라는 사람에 의해 새로 단장되었습니다.
조지아에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성녀 니노는 조지아인들이 기독교 신앙으로 개종하는 것을 보고 말년에 보드베 계곡에 들어가 지내다가 347년경에 죽었다고 합니다. 이베리아(Iberia)의 왕 미리안 3세(Mirian III, 재위 284~361)는 성녀 니노의 유해를 므츠헤타로 옮겨오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성녀 니노의 유해를 실은 수레는 남자 200명이 끌어도 꼼짝하지 않았습니다.
성녀 니노의 유해를 므츠헤타로 옮기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되자 결국 유해는 성녀 니노가 생활했던 천막 아래 묻혔습니다. 미리안 3세의 청에 따라 무덤 위에 작은 예배당이 지어졌습니다. 이것이 보드베 수도원의 시초입니다.
- 종탑
성 게오르기 교회 부근에 종탑이 있습니다. 이 종탑은 20년간 공사 끝에 1865년에 완성되었습니다.
- 성 니노 교회
보드베 수도원은 중세 후기에 특별히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것은 카헤티의 왕들이 그들의 대관식 장소로 보드베 수도원을 선호하였기 때문입니다.
보드베 수도원은 1615년 페르시아의 아바스 1세(Abbas I)의 군대에 의해 약탈을 당하였고, 카헤티의 테이무라즈 1세(Teimuraz I, 재위 1605~1648)에 의해 복구되었습니다.
- 성 니노 교회
새롭게 단장된 성 니노 교회입니다.
- 내부
성 니노 교회 내부 모습입니다.
- 성 니노 교회 벽면
성 니노 교회 벽면입니다. 화려하면서 웅장합니다.
- 성 니노 교회
성 니노 교회는 파스텔톤 색감의 건물입니다. 그 모습이 환상적입니다.
- 보드베 수도원에서 바라본 풍경
성 니노 교회 옆에 서서 앞을 바라봅니다. 멀리 알라자니 평원과 코카서스산맥이 바라보입니다. 그 풍경에 한동안 할 말을 잃어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