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거수

고성 척정리 은행나무, 모과나무

sky_lover_ 2023. 6. 12. 06:11

- 행은정

 

고성군 대가면 척정리 관동(冠洞)마을에 장대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수백 년 동안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척정리 은행나무입니다. 관동마을을 은행 '행(杏)'자를 따서 행정(杏亭)마을이라고도 합니다.

 

은행나무는 마을 뒷산에 있습니다. 은행나무 쪽으로 가다 보면 길가에 샘이 있습니다. 행은정(杏隱井)입니다. 샘 옆에 표지석이 있습니다. 표지석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정씨웅풍(鄭氏雄風)

행은정(杏隱井), 진양정씨 은렬공파 사직공 문중(晉陽鄭氏 殷烈公派 司直公 門中)

 

- 행은정 옛터

 

은행나무 뒤쪽에 정자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행은정구(杏隱亭舊)'라 쓴 표지석이 있습니다.

 

- 척정리 은행나무

 

척정리 은행나무입니다. 은행나무를 처음 대하면 그 크기에 우선 압도당합니다.

 

- 유주

 

척정리 은행나무에 특별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가지에 유난히 발달한 유주(乳柱)가 있습니다.

 

유주는 여성의 젖꼭지 모양처럼 줄기의 일부가 돋아나는 것을 말합니다. 원래 하늘을 향해 높이 뻗은 가지에서 돋아난 일종의 뿌리로, 흙 속에 묻힌 뿌리의 호흡만으로 모자란 숨을 보충하기 위해 허공에 드러난 뿌리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그 형태 때문에 젖이 나오지 않는 산모(産母)나 득남을 원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백일 기도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기도 했으며, 유주를 베어 달여 먹으면 젖이 잘 나온다는 설 때문에 많이 잘려 나가기도 했습니다.

- 척정리 은행나무

 

이 은행나무에 관련된 전설이 다음과 같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옛날 이 마을에 시집온 이씨 부인이 첫딸을 잃고 은행나무를 찾아 100일째 지성 끝에 그렇게 바라던 아들을 낳았지만, 아이에게 먹일 젖이 나오지 않아 시어머니의 미움을 사게 되자 이씨 부인은 은행나무에 목을 매고 말았습니다.

 

이씨 부인이 목을 맨 순간 은행나무 가지가 아래로 처지면서 마구 흔들리더니 천둥과 번개가 요란하게 치며 세차게 비가 쏟아졌습니다. 다음날 이 은행나무에 둥글둥글한 젖 모양을 한 것이 가지 여기저기에서 생겨났습니다. 시어머니는 이 유주를 잘라 나온 하얀 액을 받아 손자에게 먹여 키웠다고 합니다.

 

- 척정리 은행나무

 

척정리 은행나무는 암나무입니다. 수령에 비해 생육 상태가 좋아 열매가 많이 열린다고 합니다.

 

수령: 800년. 높이: 35m. 가슴높이 둘레: 9.4 m.
소재지: 고성군 대가면 척정리 1042.

 

- 척정리 모과나무

 

척정리 은행나무와 가까운 곳에 모과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척정리 모과나무입니다. 모과나무는 은행나무로부터 북동쪽으로 50m쯤 떨어져 있습니다.

 

- 척정리 모과나무

 

척정리 모과나무는 녹색과 회록색의 얼룩무늬 수피를 가져 아름답습니다.

 

- 척정리 모과나무

 

높게 자란 모과나무 줄기 일부가 썩어 비어 있습니다.

 

- 척정리 모과나무

 

수령: 약 200년. 높이: 13m. 
소재지: 고성군 대가면 척정리 1053.

 

(202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