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동촌리 서촌마을 시무나무
- 동촌리 서촌마을 시무나무
1029번 지방도로를 따라 함안 군북에서 창원 진전으로 가다 보면 군북 동촌리 도롯가에 '서촌마을'이라 쓴 커다란 표지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 옆에 보호수로 지정된 시무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서촌마을 시무나무는 예전에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였으며,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구실을 하였습니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이 시무나무에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매년 정월대보름에 동제를 지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시무나무에 동제를 지내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시무나무는 바로 옆 정자와 함께 마을 사람들의 쉼터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동촌리 서촌마을 시무나무
시무나무는 옛 방언에 스믜나무, 스무나무라고도 하였습니다. 시무란 말은 옛말로, 스무, 즉 20(二十)을 뜻합니다. 그래서 시무나무를 20리목이라고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나무 이름에 거리 표시가 들어간 나무는 오리나무, 백리향, 천리향, 만리향 등이 있습니다.
조선 시대 과거시험을 보기 위하여 길을 떠나는 선비들이나 보부상들은 큰 마을을 찾아갈 때 장승이나 솟대를 이정표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적한 산길의 수많은 갈림길은 무엇인가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이정표가 필요하였습니다.
그래서 5리 남짓한 가까운 거리에는 오리나무, 거리가 먼 10리나 20리에는 시무나무를 심어 지나가는 나그네가 길을 잃지 않도록 배려하였습니다.
- 동촌리 서촌마을 시무나무
시무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그러나 서촌마을 시무나무처럼 오래도록 자란 고목은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무나무의 한자 이름은 자유(刺楡)입니다. 느릅나무 중에 가시가 있는 나무라는 뜻입니다. 옛사람들은 시무나무를 느릅나무의 한 종류로 보았습니다.
시무나무는 느릅나뭇과 나무 가운데 가장 크고 재질이 단단하고 치밀하여 수레바퀴 만드는 목재로 박달나무 다음으로 쳤습니다. 수레바퀴의 재료로 박달나무를 초유(楚楡)라 하여 으뜸으로 삼았고, 자유(刺楡)인 시무나무를 그다음으로 여겼습니다.
- 입석
시무나무 앞에 입석(立石) 하나가 서 있습니다.
입석에는 '백수정(白壽亭)'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이 시무나무 아래에서 유유자적하며 오래도록 살고 싶은 마을 사람들의 소원을 담은 것으로 보입니다.
- 동촌리 서촌마을 시무나무
조선 후기 유명한 방랑 시인 김삿갓은 다음과 같은 시로 정처 없이 떠도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였습니다.
시무나무 아래 / 二十樹木下
서러운 길손이 / 三十客
망할 놈의 마을에서 / 四十村中
쉰밥을 얻어먹는다 / 五十飯
이십수 즉 시무나무, 시무나무 아래, 삼십 즉 서른, 서러운 길손이, 사십 즉 마흔, 망할 놈의 마을에서, 오십 즉 쉰, 쉰밥을 얻어먹는다고 표현하였습니다. 김삿갓다운 시입니다.
- 동촌리 서촌마을 시무나무
수령: 610년. 높이 8m. 가슴높이 둘레: 5.9m.
소재지: 함안군 군북면 동촌리 5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