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철마 아홉산숲
- 주차장에서 바라본 아홉산숲
기장 철마 미동마을에 한 집안에서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400여 년 가꾸고 지켜온 숲이 있습니다. 아홉산숲입니다.
이곳은 오랜 기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숲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맹종죽이 있고, 희귀종 대나무인 구갑죽도 있습니다.
- 금강소나무숲
매표소를 지나 얼마간 산책로를 걸어 올라가면 금강소나무숲을 만납니다.
- 금강소나무숲
금강소나무숲은 수령 400여 년의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태평양전쟁을 치르느라 수탈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남평 문씨 일파인 미동 문씨 종택이 놋그릇들을 숨기는 척 짐짓 들켜 빼앗기는 대신에 이 숲을 지켜내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다른 지역의 소나무들과는 달리 송진 채취를 당한 상흔이 보이지 않습니다.
- 굿터(맹종죽숲 I)
금강소나무숲 맞은편에 오랜 세월 동안 마을의 굿터 역할을 했던 맹종죽숲이 있습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약 100여 년 전에 중국에서 들여온 맹종죽을 처음 심었다고 합니다. '군도', '협녀', '대호', '옥중화' 등이 이곳에서 촬영되었습니다.
- 바람의 길
'굿터'를 지나면 '바람의 길'이 있습니다.
개잎갈나무와 맹종죽이 양쪽으로 마주 보고 있으며, 아홉산숲에서 가장 시원한 곳입니다.
- 서낭당
'바람의 길'이 끝나는 곳에 서낭당이 있습니다. 영화 '대호' 촬영 때 지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 편백숲
서낭당을 지나면 편백숲을 한 바퀴 돌면 삼림욕을 할 수 있습니다. 숲은 1954년에 조림되었다고 합니다.
- 평지대밭(맹종죽숲 II)
편백숲을 지나 소나무 군락을 지나면 커다란 대밭이 있습니다. '평지대밭'이라고 하는 가장 큰 맹종죽숲입니다.
1960년~70년대 동래지역의 식당에서 남은 밥을 얻어오고 분뇨차를 불러들여 이를 비료로 삼아 숲을 가꾸었다고 합니다. 영화 '협녀'와 드라마 '달의 연인'이 이곳에서 촬영되었습니다.
- 아홉산숲의 촬영 세트 시설
'평지대밭'을 지나 매표소 쪽으로 내려오면 산책로 옆에 영화 촬영 때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망루가 있습니다.
- 구갑죽숲
매표소 옆에 관미헌이 있습니다. 그 앞에 구갑죽(龜甲竹)숲이 있습니다. 구갑죽이란 이름은 대나무 줄기가 거북 등껍질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습니다.
이곳 구갑죽은 1950년대 말 문동길(文東吉, 1925~2000)이 중국 일본을 거쳐 몇 뿌리를 들여와 심은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 중국과 교류가 잦아지기 전까지는 이곳에만 있었다고 합니다.
- 은행나무
관미헌 마당에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이 은행나무는 문의순(文義淳, 1903~1983)이 처가인 칠곡군 기산면 각산리에 신행을 다녀오면서 얻어온 은행열매로 싹을 틔워 오늘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 관미헌
지금도 산주 일가의 생활공간인 관미헌입니다. 집은 영남지역의 전통적 ㄱ자형 한옥으로 60여 년 전에 지어졌습니다. 아홉산숲의 나무로만 지어졌으며, 못을 전혀 쓰지 않았습니다.
- 관미헌
이곳 미동(薇洞)마을은 원래 곰내 고사리밭이라 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관미헌(觀薇軒)이란 집 이름은 '고사리조차도 귀하게 여긴다'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미동마을 이름과도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